아기가 동생이 생기면
첫째 아이의 심리 변화와 부모가 해야 할 준비
둘째 아이의 탄생은 가정에 큰 축복이지만, 첫째 아이에게는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큰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. 부모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둘째에게 손이 더 가게 되며, 첫째는 갑작스레 주목받지 못한다는 감정을 느끼고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.
“동생이 생기면 기뻐할 줄 알았는데, 왜 이렇게 퇴행 행동을 하지?” “질투를 하는 건가? 사랑받고 싶어하는 건가?”
이런 고민은 자연스럽고,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겪는 일입니다. 이번 글에서는 첫째 아이가 동생의 탄생으로 겪는 심리 변화와, 부모가 준비해야 할 것들, 그리고 현실적인 대처법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.
- 동생이 생긴 첫째 아이의 심리 변화
첫째 아이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모든 대처의 출발점입니다. 아이의 나이, 성격,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 따라 반응은 다르지만, 보통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납니다.
① 퇴행 행동
- 말을 더듬거나 아기처럼 옹알이를 함
- 혼자 하던 배변을 못 하겠다고 말함
- 밤에 자주 깨거나 다시 기저귀를 찾음
이런 퇴행은 관심을 받고 싶다는 감정의 표현이며, 일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.
② 질투와 분노
- 동생에게 화를 내거나 장난감으로 때리려 함
- “엄마는 동생만 좋아해!”라는 말을 자주 함
- 부모를 독점하고 싶어 하며 떼를 씀
첫째 입장에서는 '안정되었던 세계'에 갑작스럽게 침입자가 들어온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.
③ 위축과 외로움
- 부모에게 관심을 끌려 하지 않음
- 혼자 있으려 하거나 자존감이 낮아짐
이 경우는 내면에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신호일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.
- 부모가 반드시 해야 할 준비
첫째가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, 혹은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둘째가 태어나기 전부터 준비가 필요합니다.
① 동생의 존재를 미리 알려주기
임신 중반 이후부터는 “엄마 배 속에 아기가 있어”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세요. 태동을 느끼게 하거나,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.
② 함께 준비하는 느낌 주기
“아기 침대 고를까?”, “동생 기저귀 정리 도와줄래?”처럼 첫째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준비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.
③ 무조건적인 비교 피하기
“너는 동생처럼 얌전했으면 좋겠어”와 같은 말은 아이에게 상처가 됩니다. 아이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말을 해주세요.
④ 사랑의 표현은 ‘행동’으로
“엄마는 너도 똑같이 사랑해”라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, 실제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눈을 맞춰주는 것입니다. 아이는 말보다 행동을 먼저 믿습니다.
- 동생이 태어난 후, 첫째를 위한 실천 팁
둘째가 태어난 이후는 더욱 중요합니다. 이 시기는 첫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하며, 다음과 같은 행동을 실천해보세요.
① 하루 10분, 1:1 시간 확보
짧더라도 첫째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매일 확보하세요. 책을 읽어주거나, 간단한 그림 그리기라도 좋습니다. 이 시간을 통해 “나도 여전히 소중하다”는 감정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.
② 동생을 돌보는 일에 참여시키기
- 기저귀 가져오기
- 손수건 접기
- 젖병 정리하기
작은 일이라도 “동생 돌보는 건 오빠(언니) 덕분이야”라는 말을 통해 자존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습니다.
③ 감정을 억제하지 않도록 돕기
“동생 미워” 같은 말도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여주세요. 감정을 숨기게 되면, 훗날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.
예시 응답: “미워할 수도 있어. 엄마랑 얘기해줘서 고마워.”
④ 주변의 시선과 간섭으로부터 보호하기
“첫째가 왜 저렇게 질투하니?”, “요즘 애들은 이기적이야” 같은 말에 흔들리지 마세요. 첫째의 감정을 대신 지켜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입니다.
- 둘째와의 관계 형성을 돕는 방법
시간이 지나면서 첫째와 둘째는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. 처음부터 잘 지내길 기대하기보다는, 자연스럽게 친밀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.
① 역할 놀이를 통해 감정 연결
첫째와 인형놀이, 병원놀이 등을 하며 “아기가 아파서 주사 놔줘야 해” 등 돌봄과 공감의 감정을 자극하는 놀이를 해보세요.
② “함께한 추억”을 만들어주기
-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앨범에 정리
- 둘이 함께한 그림, 놀이를 벽에 붙이기
아이에게도 동생은 ‘가족’이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습니다.
- 첫째의 상처를 최소화하려면
가장 중요한 건, 첫째가 느낄 수 있는 상실감과 질투심을 인정하고 충분히 안아주는 것입니다. 부모가 감정을 부정하거나 단순히 타이르면 아이는 더 깊이 상처받습니다.
“동생이 생겼으니 이제 오빠(언니)니까 잘해야지”라는 말은 아이에게 감정 억제를 강요하는 것이며, 의외로 깊은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. 아이는 아직 어린아이이며,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.
결론: 첫째 아이의 감정은 존중받아야 합니다
동생이 생긴 후 첫째가 겪는 심리적 변화는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. 중요한 건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,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계속해서 심어주는 것입니다.
어느 날 첫째가 동생에게 장난감을 건네거나, “우리 아기 귀엽다”는 말을 꺼내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. 그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지만, 부모의 태도와 시간, 반복되는 관심을 통해 서서히 일어납니다.
아이의 감정은 길게 보면 가족 전체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됩니다.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, 충분히 보듬어 주세요. 그것이 곧 두 아이가 건강한 형제 관계를 맺는 가장 큰 기반이 됩니다.